비인두암은 희귀암입니다.
물론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됨으로써 확진되는 것이 암 입니다.
다음과 같은 암의 일반적 특성을 보입니다.
단단하고, 경계가 명료하지 않는 침습성을 보이고, 혈관증식을 통해 커지고,
임파선을 통해 전이하려는 습성이 강하고,
인간 사이의 전염성은 없지만 부피가 커짐으로써 정상조직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원발부위가 비인강 (두개골저와 인두 사이의 빈 공간) 이므로
대개 중기 또는 후기로 진행될 때까지 큰 불편한 증상이 없어서
병기로 볼 때 3기 또는 4기 발견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아셔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다행히 이 암은 일반암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치료반응과 예후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항암제와 방사선치료에의 반응이 일반암 보다 월등히 좋습니다.
갑상선암은 암으로 분류되지만 95% 이상의 완치율로 예후적으로는 양성종양급입니다.
비인두암은 갑상선암과 다른 메이저암의 중간 정도 예후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전문의들 사이에서 '불행 중 다행'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 암입니다)
희귀암이므로 5년생존율이니 하는 통계의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처음에 이런 통계수치에 민감하여 미리 낙담하는 실수를 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10년 전에 발표한 항암치료+방사선치료에서 90% 치료율을 보인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이 암은 다른 암에 비하여 병기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합니다.
4기의 경우에는 항암치료 비중이 조금 더 높아지기는 하지만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4a, 4b의 경우에는 방사선치료를 적극적으로 진행합니다.
하지만 보다 전문적 표현으로는 M1(distant metastsis, 한 곳), 또는 M2(두 곳 이상 원격전이)가
수반되는 4기의 경우를 4c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일단 방사선치료를 보류하게 됩니다.
혈관이나 임파선을 통해 먼 곳으로 전이가 되었다고 판단하므로,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라고 느긋한 각오를 하고,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전이부위의 호전 여부를 살핍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방사선치료를 아직 받지 못 하시는 것입니다.
(4c에 해당되는 경우에도 주치의는 물론 우리 자신도 말기라는 표현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나친 자기비관이나 자기연민은 좋은 치료자세가 아닙니다)
최근의 추세는 전이부위의 호전이 나타나면 전이부위도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하는 쪽으로 발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처음 진단 받으시는 분들은
좋은 의사의 치료를 받는 좋은 환자가 되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주치의를 믿고 그 병원을 신뢰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너무나 고맙고 감사해야 할 든든한 무기이고 우군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몸 상태, 체력, 정신력만 갖추면 됩니다.
이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제가 지난 1년 가까이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항암치료가 효과가 있음에도 부작용에 대하여 과민하여 의사의 권고만큼 받지 않고 중단하거나
다른 치료법(대체요법)으로 너무 일찍 방향을 돌리는 경우였습니다.
치료 중 경험하는 부작용에 대하여 너무 겁 먹지 마시기 바랍니다.
세상 일이 그렇지만
이런 치료에서도 극단적 부정이나 지나친 확신은 오히려 불안의 표현으로 봐야 합니다.
앞에서 치료를 받고 지금 삶을 영위하시는 분들이 어떤 치료를 받았나
겸허하게 바라보고 수용하는 것이 진정한 자신감입니다.
대체요법은 중요합니다.
다만 기존의 치료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받으면서
나의 면역력의 회복 쪽으로 대체요법 중 일부를 적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후유증을 염려하여 그렇게까지 해서 오래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은 미숙한 표현입니다.
부모가 생존해 계시고, 자녀들이 있다면 이미 나 한 사람의 생명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후유증이 생기면 얼마든지 치료하고 완화하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살아있음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자세가 치료 성공율을 높인다고 믿습니다.
환우분 또는 환우분의 가족분들이 보실수 있는글로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다시 건강해 지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