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중이나 후에 발생하는 다양한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약들에 대하여 요약하겠습니다.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본자료실에 올리는 내용은
교과서적 기술이나 자료의 인용이 아니라,
제가 아는 범위와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생각나는대로 편하게 적는 것이니 정확성이나
근거는 부족할 수 있지만 의료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수월하시다는 장점도 있겠습니다.
이론 보다는 실제적 측면 위주로 기술하였사오니, 힘든 치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신다면 큰 기쁨이겠습니다.
[진통제]
진통제는 용도에 따라, 그리고 강도에 따라 대략 분류를 할 수 있습니다.
의사 처방 없이도 구할 수 있는 타이레놀을 비롯하여 애드빌과 같은 일반적 진통제는
감기 증상으로 인한 근육통, 인후통 등에서 간헐적으로 쉽게 사용하고 있으며,
사실 암의 치료 과정에서도 가끔 이와 같은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은
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울트라셋, 트리돌, NSAID(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 등은
이보다 조금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데,
정형외과 계열에서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 통증이나
관절통 등에 자주 처방하는 전문의약품들로
보통 1~3주 정도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사용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진통제는 소염진통제이기에 진통 효과 뿐만아니라 소염,
즉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있습니다.
진통에 비해서 붓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의 소염은 조금 더 원인치료적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암의 치료 과정(치료 후 포함)에서 흔히 경험하는 대표적인
예로 머리, 목, 턱, 귀, 임파선 부위, 편도 부위 등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로, 이 경우 바로 병원을 찾기 전에 타이레놀이나
애드빌과 같은 일반적 진통제를 복용해보게 됩니다.
대부분은 심각한 원인이나 문제가 아니므로 한두 차례 복용으로
호전되면 대개 별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암의 말기에,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쉽게 조절되지 않는 통증에 대해서는
모르핀과 같은 강력한 진통제를 사용합니다.
몇 달 전 서울삼성병원에서 열렸던 암환자 통증 조절 세미나에 참석해보니
모르핀으로 통증을 조절 받고, 좋아졌던 환자들을 추적관찰 해보니
모르핀 중독으로 이어진 예는 1% 이하인 것으로 발표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항생제와 더불어 진통제 처방을 할 때 의사들의 가장 흔한 오류는
용량을 너무 적게 처방 내는 것이었습니다.
즉, 진통제는 너무 쉽게 사용할 것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 주저없이
충분 용량 사용하여 통증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은 치료입니다.
[세로토닌제]
세로토닌은 우리가 섭취한 영양소들을 재료로 뇌에서 합성, 분비, 재흡수가 되는
신경전달물질의 한 종류입니다.
우리 몸에서 생리적 기능의 활성화를 담당하고 있는 물질인데,
기분, 의욕, 피로, 수면, 섭취, 성 기능 관련된 것들입니다.
충분한 영양 섭취가 안 되었거나,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우울에 노출이 되면
세로토닌의 합성과 분비의 원할함이 저하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 외부에서 세로토닌 성분을 공급받는 것이 바로
19년 전에 처음 개발된 세로토닌 성분 항우울제입니다.
최근에는 우울의 생물학적 설명이 힘을 많이 얻고 있는 추세입니다.
즉, 정신과적 우울 보다는 정상인들도 만성피로, 집중력 저하, 의욕저하, 불면, 식사 체중 조절 문제 등의
가벼운 우울을 겪는데, 요즘은 적극적으로 세로토닌제를 처방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한다고 봅니다.
심각한 성격문제, 무거운 트라우마, 상처,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 등은
상담(정신치료)을 통해 하지만, 흔히 겪는 우울 스트레스의 신체적 증상들은
간단한 상담과 세로토닌제 처방으로 좋게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기분이 우울하면 주관적 통증은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는 데서 착안하여
통증 조절 목적으로도 이 약을 사용합니다.
신체적 컨디션, 기분과 의욕, 피로 등이 개선되면 통증도 덜 느껴질 수 있으며,
진통제 보다 더 원인치료적이고, 통증 외의 다양한 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약이 그러하듯 이러한 효과를 보지 못 하는 분들도 있으며, 개인 차가 가장 중요하다고 봐야 합니다.
[신경안정제]
항불안제와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신경안정제에 대해 부정적 선입견이 있는 이유는 습관성, 의존성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신경안정제는 습관성, 의존성이 있지만 전문의의 처방 지도를 받아 복용한다면
별 문제가 없겠습니다.
이것은 약 이름 그대로 불안을 경감시키는 것이 주사용 목적입니다.
우울은 어느 정도의 지속 기간의 개념인데 비하여, 불안은 어느 일시적 상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경안정제 역시 대개 몇 시간 동안의 불안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세로토닌제, 즉 항우울제는 이에 비해 보다 지속적인 효과, 조금 더 완치적 상태를 목표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경안정제의 필요성을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심한 불안(공황이 가장 심한 불안의 형태입니다), 반복되는 불안은
때로는 우울 보다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 항불안제를 사용하여 불안이 감소되는 것만으로도 치료 의지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으며,
보다 여유를 갖고 느긋하게 치료에 잘 대처할 수 있기에 그것만으로도
이 약에 대해 충분히 감사해야 할 일이 됩니다.
이 약 역시 통증에 대하여 어떤 분들(대개 느긋함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진통제 보다 더 효과가 좋을 수도 있습니다.
수면제는 작용시간이 짧고, 효과가 신속한 신경안정제(항불안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좋은 수면제의 중요한 조건은 복용 후 숙면을 취하고, 다음날 어지럽거나
무거운 느낌이 없는 것이어야 하겠습니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 모두 습관성이 없는 제품들도 개발되어 있습니다.
[뉴론틴]
가바펜틴이라는 성분명을 갖는, 항경련제로 개발된 약품입니다.
항경련, 과도한 기분 폭의 안정, 신경원성 통증 등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의존성이나 습관성은 없습니다.
위의 약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에 따라서 진통제를 대신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전문의약품입니다.